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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선택, 선택, 또 선택 [호밀밭의 파수꾼] 호밀밭의 파수꾼저자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지음출판사민음사 | 2009-01-20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물질적 가치만 내세우는 세상의 비인간성에 염증을 느끼며 반발하는...글쓴이 평점 홀든 콜필드. 이 녀석은 다 아는 듯 하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녀석이다. 생각과 행동이 따로 돌아간다. 이야기는 불과 2~3일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퇴학당한 불량학생의 이삼일간의 일탈. 이라는 시덥잖은 소재이기도 하다. 다만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너무 정직하게 콜필드의 내면을 들어가 보았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을 읽고는 '콜필드는 지나치게 부정적이다!' 라고 말하고 싶다면 한가지 가정을 해보길 바란다. 그의 내면 묘사를 빼버린다 해도 콜필드가 그만큼 부정적인 캐릭터로 비춰졌을까. 그의 생각을 뺀..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라스베가스를 떠나며(Leaving Las Vegas, 1995) 마이크 피기스(감독,각본) / 니콜라스 케이지(벤), 엘리자베스 슈(세라) 무엇보다 가장 인상에 남았던 장면은 세라(쓔)가 벤(니꼴라스)에게 술통을 선물하는 부분이었다. 이 영화 전체가 응축되어있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스토리의 힘이란 바로 이런 장면에서 폭발되지 않을까. 세라는 사랑하는 남자, 벤의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사랑하지만 그의 아픔을 공유하기 때문에.. 미친듯이 즐기다 죽으려고 하는 남자와 몸을 팔아서까지 발버둥치며 살아야 하는 여자. 삶에 대한 관점을 서로 다르지만, 각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으로부터 멀어져야만이 나머지 생을 부드럽게 영위할 수 있다. 여자는 사랑을 원했고 남자는 그렇지 못했다. 사랑이라는 희망 때문에 ..
[300] 피비릿내를 감춘 클라이막스 카리스마 잭 스나이더 / 프랭크 밀러 / 제라드 버틀러, 레나 헤들리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람들과 함께 봤다. 영화를 다 보고 나와서 어느정도 마음이 경직되어 있었던 것 같다. 올드보이를 보았을 때도 그랬다. 분명 잘 만든 영화임을 알았고 영화에 압도되었지만 왠지 공감이 가지 않았던 영화. 역시 300명의 스파르타 인들에게 압도당하고 깊은 인상을 받았지만,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른 세계의 이야기를 손에 땀을 쥐며 보았다고나 할까. 카리스마가 강하지만 관객과 동질화 될 수 없는 것들은, 그 매력의 이면에 어떤 보편적인 인간의 삶이 비치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영화를 보는 동안 계속해서 떠오른 것은 멜깁슨의 브레이브 하트였다. 스파르타인들이 지속적으로 자유를 언급할 때마다 말이다. 멜 깁슨 ..
[그 놈 목소리] 용서의 트렌드에 반기를 들다 [그 놈 목소리] 박진표 / 설경구, 김남주, 강동원 그 놈의 목소리를 ARS 서비스로 직접 들어 보았다. '정말 침착한데.. 인간이 이럴수도 있는건가..' 그 아이가 살아있었다면 나보다 두 살 많은 나이다. 그 시절 나와 비슷한 나이로 살았다는 얘긴데.. 이것참 소름돋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나 역시 우리동네 유괴범으로 유명했던 '칠뜩이' 라는 놈한테 찍였다고 생각하고 도망다녔던 적이 있거든.. 그 놈이 자주 출몰한다는 여인숙 창문 커텐을 향해 뻑큐를 날리다가 눈이 마주친 적이 있어서 말이다.. 으 그 때 생각만 하면 소름이 돋는다. 영화는 점차적으로 '그 놈'에 대한 적개심을 품도록 유도하다가 급기야 마지막에 가서는 범인의 실제 목소리를 들려주며 '그 놈'의 검거에 힘써주십사 함을 호소했다. 가장..
괴물, The Host 봉준호 / 송강호, 변희봉, 박해일, 배두나, 고아성 무엇보다 가장 돋보였던 것은 괴물 그 자체였다. 우리 사회가 낳은 괴물이던 평화로운 한강, 기적의 한강 이면이던 간에 우선 내 눈앞에 나타난 것은 괴물 그 자체이니까. 영화가 시작하고 바로 등장해 버리는 괴물. 그것도 대낮에. 굉장히 적나라 했다. 지금까지의 괴수 영화와는 다른 설정이다. 이런 설정으로 인해 괴물 자체보다 캐릭터들의 내면에 좀 더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괴물 때문에 이따금씩 깜짝깜짝 놀랐지만 어느새 어이없이 웃을 수도 있었던 것은 봉준호 표 괴수영화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송강호만이 할 수 있는 건가? 이런 경계를 넘나드며 관객의 긴장 상태를 쥐락펴락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이 영화 연출의 생명이었을 것이다. 그런..
위대한 개츠비 The Great Gatsby 핏 제라드 닉 캐러웨이, 제이 게츠비(제임스 게츠), 데이지, 톰 부케넌, 조던 베이커, 윌슨, 머틀, 이스트에그, 웨스트에그, 과거와 노젖기 혹시나 실제 이야기를 다룬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떤 한 '사건'을 중심으로 앞 뒤 이야기가 짜 맞추어져 있다. 신문기사에서 이따금씩 접할 수 있을 법한 교통사고 였을지도 모른다. 뭐 전체적인 맥락은 핏제라드 자신의 이야기였다고는 하지만.. 그런 사건은 없었으니까. 뭐 어쨌든. 어느날 있었던 한 사건을 향해서 빨려들어가듯이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처음에는 아주 일상적이어서 지루했던 부분도 마지막으로 갈수록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개별의 조각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스릴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마치 욕조의 물이 배수구로를 향해서 빨..
드림걸즈 빌 콘돈 / 제이미 폭스, 비욘세 놀즈, 제니퍼 허드슨 시카고의 각본을 쓴 빌 콘돈의 두 번째 뮤지컬 영화. 기대를 많이 했고, 또 그 기대를 충족했다. 뮤지컬 영화가 갖추어야 할 화려한 영상과 편집, 뮤직 외에도 이야기 전개 역시 복잡하진 않았지만 스타의 뒷 이야기에 대해 솔직하게 묘사해서 마음에 들었다. 뮤지컬은 그 표현 방식을 통해 배우들 감정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것이 매력인 것 같다. 그건 그렇고 어쩌면 다들 그렇게 노래를 끝내주게 잘하는지! 흑인의 목소리는 진짜 뭔가가 있다. 비욘세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좋아졌기도 하고, 이번에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에피역을 맡은 여자배우는 진짜 기절할 정도로 노래를 잘하더군. 무대, 의상, 안무, 카메라 워크, 편집, 사운드, 연기, 노래, 등등...
항우와 유방 항우와 유방 사면초가, 배수의진, 다다익선, 우미인초 장은 장을 다스린다, 패장은 말이 없다, 국사무쌍 비단 옷을 입고 한밤중을 걷는 것과 같다. 참새와 제비가 어찌 큰 기러기와 고니의 뜻을 알리오. 왕후 장상에 씨가 따로 없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 선수를 치면 남을 제압한다. . . 전부 항우와 유방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고사명언이다. (일부 중복되는 것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사마천이 저술한 사기(기원전 9년 완성, 전부 130권) 중에 항우와 유방에 대한 일부분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시기는 진나라 붕괴 이후 BC210부터 BC202까지 8년여에 이르는 이야기이다. 시황제가 통일을 한 것이 BC221년이니까 그 이후에 분서갱유, 만리장성 건축, 아방궁 건설, 시황제능묘 건설 등 진시황 천하이라는..